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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motion: 승진

CPA Sean 2021. 6. 26. 18:32

Promotion Day (SW FS Real Estate group)

11/18/2019: PwC에 Experienced Associate으로 입사

내 커리어에서 PwC 에 입사한 것만큼 큰 사건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입사 후 또 하나의 큰 milestone 은 나의 첫 승진.  여기서 말하는 첫 승진은 이 회사에서의 첫 승진이기도 하지만, 사실 내 인생의 첫 승진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 일해 본 곳은 변호사 사무실. 변호사 아래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대개 paralegal 이라고 칭했고, 내 명함에 그렇게 써 있었다. 거기선 십년을 일해도 변호사가 되지 않는 한 계속 paralegal이다. 다시 말해서 "승진"이라는게 없는 곳이었다. 그 외에 일했던 곳들, 물류회사, 운송회사, e-commerce 스타트업회사에서는 각각 1년반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승진이라는건 생각해볼 일도, 승진하고 싶단 생각도 없었다. PwC 전에 있었던 CPA 사무실에서는 승진같지 않은 승진이 있긴 했었다. 처음에 들어갈때는 Administrative Assistant 라는 포지션으로 입사했지만 몇개월 지나지 않아서 Accountant의 일을 하기 시작했고, 회사의 웹싸이트를 수정하는 일도 내 책임이었는데 웹싸이트에 내 타이틀을 "Staff Accountant" 로 바꾸라는 지시를 받아서 그렇게 수정했던게 다였다. 그냥 웹싸이트에 호칭 바꾼거 그게 다였다. 그래도 resume에 "Accountant"라고 쓸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었다.

이제 며칠 후, 7월 1일자로 난 Associate 에서 Senior Associate*으로 승진을 하게 된다. 오늘은 그걸 축하해주는 회사의 "Promotion Day"였다. 보통 신입으로 들어와서 2년이 될 때 승진을 하는게 보통인데, 난 experienced associate 으로 들어왔으니까 1년 7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이 승진할 때가 적당하다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experienced"로 들어오긴 했지만 내가 알고 있고 내가 해 왔던 업무들이 여기에선 거의 도움이 안 되었기 때문에 능력으로 보면 entry-level associate이나 마찬가지였고, 그렇게 보면 2년이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승진을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었다. 

지난 택스시즌에 승진을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서 했고, performance review기간 때는 manager and above 들한테 승진하고 싶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고, 다행히도 모두 좋은 평가를 해줘서 무사히 승진이 가능하게 되었다. 

사실 "첫 승진"이라는 것에 대해서 얘기했지만, 나한테는 이 승진이 중요했던 이유가 따로 있다. 남들에 비해 15년 가량 늦게 시작한 커리어이기 때문에 나이는 제일 많은데 포지션은 제일 아래라는 언발란스가 개인적으로 불편했던 것 같다. Senior가 되었다고 그게 많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적어도 이젠 "제일" 낮은 레벨이 아니라는 것에서 뭔가 큰 짐을 털어낸 것 같은 홀가분함이 있다. 

*참고: Public accounting 에서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런 식으로 계급이 짜여져 있다. Associate --> Senior Associate --> Manager --> Senior Manager --> Director --> Part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