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aman2k/my life

첫 골프 라운딩

CPA Sean 2016. 2. 4. 20:03

2016년 2월 2일. 첫 18홀을 돌았다. 참고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포스팅은 내 자랑하는 포스팅이 될것이며, 너무 대놓고 자랑하는 것은 민망하고 욕먹을까봐 내 페이스북에 링크를 걸지는 않을 것이나,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이벤트인것은 확실하기에 정확하게 묘사하여 기록해두어야 할 의무감을 느낄 뿐이다. 자랑하는거 듣기 싫으면 서둘러 창을 닫기를 권유하는 바임.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올줄이야. 오랫동안 바랬던 일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골프를 권유하는 골프광이들에게 항상 일관적으로 내뱉었던 말이 "난 아직 젊어. 미친듯이 땀 흘리는게 몸에 맞아. 골프를 할 시간에 농구를 하지." 였던 내가 스포츠용품 스토어에 가서 골프 섹션만 보고 나오는 일이 생겼다는 게 나름 신기하다는 뜻이다. 


장난섞어 말했지만, 어느정도의 진심이 포함된 이런 말을 친구들 사이에서 지껄인 적도 있었다. "난 늦게 골프를 시작할건데, 일찍 시작한 사람들한테 좀 미안할거 같애. 금방 따라잡을테니까." 뭐 이 정도는 되야 어디가서 교만하다는 타이틀 붙힐수 있는거 아닌가. 물론 아무 앞에서나 이렇게 말하는 놈은 아니고, 친구들 사이라서 약간 객기 섞어서 말한거라서 그런거라고 해두자. 이 말이 진짜가 되는지 아닌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지만, 어쨌건 나의 골프인생은 35살 막바지에 이렇게 시작되었다. 


난 누구한테 못한다라는 말을 듣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이다. 다른 건 몰라도 운동에 관해선 절대적으로 그렇다. 그래서 못할것 같으면 차라리 안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골프를 못할것 같다고 생각한게 아니라 어느정도 부끄럽지 않을 실력을 만들어 놓기 전까진 필드에 안나겠다고 결심했었다. 근데 연습장 충분히 가지도 않았는데 (8-9번 정도?) 골프계로 전도한 형이 가자는 말에 솔깃했다. 3달전에 골프를 시작해보겠다고 선포하면서 가까운 골프장에 player's club 회원을 해서 한달에 $30씩 냈었는데 첫 2주 정도 연습장 잘 가다가 그 후론 너무 갈 시간이 없어서 다음달 캔슬을 해버렸는데 캔슬하고도 거의 2달이나 후에 멤버쉽이 끝나게 되는 거였다. 그 멤버쉽이 이틀 후면 끝나서 멤버 디스카운트도 사용할 겸 가기로 결정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도 믿기 힘들정도로 잘쳤음. 앞으로 여러번 더 가도 이 정도 스코어가 안나올수도 있겠고, 아니면 이게 내 진짜 실력이어서 다음엔 더 잘 나올수도 있겠고, 그건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우선은 첫 라운딩을 기록하기 위한 목적이니 말은 줄이고 스코어부터... 



제대로 기록해두기 위해 포토샵써서 이런거까지 만들었음. 


첫 9홀중에선 두 홀만 빼고 2,3 오바를 반복. 그래도 중간에 쉴때 그 정도로 굉장히 만족하고 있었음. 만족하고 기분 좋다가 후반전 들어오자마자 한 홀을 망침. (유일하게 더블파를 기록한 홀) 그 다음에 다시 마음 가다듬어서 11째 홀부터만 보면 한 2-3년 쳤다해도 믿어줄만한 스코어 (맞나?). 하지만, 어느쪽으로 쳐야되는지, 몇야드 남았는지 볼수 있는 것도 실력의 한 부분이니까 내 혼자 실력으로 나온 스코어가 아닌건 확실하다. 거의 매번 물어봐야했음. 


드라이버랑 퍼팅은 놀랍게 잘 되었고, 칩샷/피치샷에서 점수 다 깎아 먹은 것이다. 그리고 확실한 나의 약점은 티 없이 치는 하이브리드 샷. 


My takeaway from 1st rounding:

• 내가 친 공 찾는게 골프 치는거만큼 어렵다. (같이 친 형이 아니었음 공 수십개 잃어버렸을 듯)

• 따뜻한 옷은 꼭 챙겨가야 한다.

• 칠때마다 "몇야드야? 몇번으로 쳐야돼?" 물어볼수 있는 사람이랑 같이 가지 않는 한 난 아직 필드 나가면 안된다.

• 한번 치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몰랐다. (스낵을 꼭 챙겨가자)

• 썬글라스를 쓰는 게 좋을거 같다


한번 치는데 생각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멤버쉽 없이는 싸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또 언제 갈지 모르겠지만, 목표는 다음에 이보다 더 좋은 스코어를 하는 것이고, 따라서 연습장도 여러번 가야 할 듯하다. 처음에 가면 공 여러개 잃어버리고 온다고 들어서 내가 처음 세운 목표는 공 하나도 안 잃어버리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난 같이 간 형이 다 찾아준 덕분에 호수에 빠트린거 하나 빼곤 공 하나도 안 잃어버림. 





중간에 앞 팀 기다리면서 이 샷 찍을라고 공 계속 하늘로 던짐. 제일 잘 나왔다 싶은걸 스코어카드 사진으로 사용함. (공도 기념하고 싶었는데 나름 잘 나옴.)



위 사진은 내가 생애 첫 버디 (-1)를 기록한 홀이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중간에 빨간 깃발) 기념샷으로 찍어둠. 



지금 치시는 분은 우리가 3명이어서 같이 치게 된 어떤 한국 아저씨. 끝날때쯤에 저분이 진지하게 말씀하셨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까 골프 프로 생각해보라고... 물론 모르는 사이라고 막 말한거겠지만 듣는 이 기분 좋았음. 




멤버들은 음료수도 하나 공짜로 마실수 있음. 



나의 골프 티쳐. 저분이 스윙부터 골프장 에티켓 다 가르쳐주심. 그리고 나도 다음에는 야구모자 말고 골프모자를 하나 구입해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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