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aman2k/my life

6 years of my career

CPA Sean 2012. 8. 25. 12:10
난 accounting 을 하고 싶었고 대학에서 accounting 을 공부했다. (비록 minor 였긴 하지만) 신분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나를 채용해 주는 회사를 찾는것이 어려웠다.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어떤 곳이든지 관계없이 시작을 했어야 했다. 그게 나의 첫 단추였다. (제대로 뀌었다면 “첫 단추”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을 것) 
이민법 변호사 사무실에서 시작을 했는데 6개월쯤 되어서 더 큰 다른 변호사 사무실에서 더 높은 연봉을 offer 했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옮겼다. 그리고 거기서 2년을 일했다. 한번도 변호사 사무실에서 오래 일할거란 생각은 안해봤고, 중간에 연봉을 더 올려줬기에 그냥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했다. 근데 계속 있다가는 시간만 지나고 내가 미래에 오랫동안 할 일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기 때문에 새 직장을 찾지 않은 상태로 그만뒀다. 이민법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많은 일들을 하고, 많은 것을 배우긴 했지만, resume 에 남은건 이민법 변호사 paralegal 타이틀이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데는 전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담대하게 일을 그만 뒀는데 여전히 난 합법적인 신분이 되지 않았고 졸업한 직후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돈은 필요하고 또 어디에선가 돈은 벌어야 했기 때문에 다시 이민법 변호사 사무실 구인광고를 보고 apply 했다. 나름 알려진 곳에서 2년을 일했고 2년반동안 이민법에 대해 많이 배웠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일을 구할수 있었다. 대신에 작은 곳이었기 때문에 월급은 훨씬 내려갔다.  
또 그렇게 1년을 넘게 일했다. 시작한지도 얼마 되지 않고 튼튼한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매달 월급을 때에 맞춰서 못받는 일도 많아지고 1년이 지나서도 월급을 올려받을 상황이 아니었다. 두번째 회사를 그만둘때와 똑같은 위치였다. 1년은 더 지났고, resume 는 좋아지긴 커녕 회사 수만 3개가 되어 더 안좋게 되어버렸다. 정확하게 똑같은 위치는 아니었던게 2달후면 결혼식이 잡혀있었기 때문이다. 더 responsibility 는 많아졌지만 그래도 좋은 소식은 신분 문제가 곧 해결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간이 더 많이 지날수록 내가 가고 싶은 길로 새로 출발하는게 힘들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또 당당하게 그만뒀다. 결혼을 두달도 채 안 남겨두고.  
다행히도 결혼을 준비하는 동안 새 직장을 잡게 되었고, accounting position 이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그 다음주부터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들어갈때는 accounting 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들어가보니 아니었다. Accounting 일 자체가 많이 없는 회사였고, 사장님은 나를 개인 비서로 쓰고 싶어했다.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도 매달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였고, 사장님은 본인이 시키는 자질구리한 (더 “자질구리”할수 없을만한) 일들을 척척 신속하게 처리해주는 나를 맘에 들어했다. 사모님이 차를 바꾸시는데 기존 차에 입력된 gate opener 코드를 해제하러 사장님 집에 갔다오거나, 사장님이 맘에 들어하신 청바지를 같은 모델로 더 구입한다거나, 한국 지인들에게 선물주겠다며 bluetooth speakerphone 을 종류대로 구입해서 비교해서 리스트를 만들어 오라거나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월급은 여전히 적어서 매달 버티는게 힘들어질때쯤에 다른 회사에 다니는 후배가 자리가 있다며 소개시켜줬다. 전혀 하고 싶은 일도 아니지만 월급이 15% 이상 높았기 때문에, 또 그만큼의 extra income 이 꼭 필요했기 때문에 옮기기로 했다. 양쪽 다 내가 있을곳이 아닌 이상, 당장 필요한 돈을 조금이라도 더 준다는 곳으로 옮긴것이다. 그때 옮긴 곳이 지금 있는 이곳이고, 벌써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처음에 일을 시작했을때도 2년 이상은 있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매일마다 생각한다. 내가 지금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새로 resume 를 수정하면서 또 느끼게 되었다. 정말 6년이란 시간동안에 나는 resume 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차라리 대학을 막 졸업하는 사람의 깨끗한 resume 가 더 appealing 할것이다. 6년동안 5군데서 일을 한 사람에게 누가 믿음을 갖을까. 난 돈이 필요해서 순간순간 그냥 돈을 벌기위해 열심히 일한것 뿐인데. 내 계획이랑 전혀 상관없었던 일들도 맡겨지면 척척 다 해나갔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정말 몇배로 더 잘할수 있는데… 내 resume 를 받아보는 입장에선 알리가 없다. 그냥 한군데서 오래 못있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사람으로밖에 안 보일것이다. 
처음에 좀 더 신중해서 첫 직장을 잡았으면 달라졌을까. 돈을 터무니없게 적게 받았어도 accounting 회사에서 시작했었더라면… 6년이 지난 지금 다른 모습이지 않았을까. 2번째 있었던 변호사 사무실에서 계속 있었더라면 지금쯤은 돈이라도 많이 벌고 있지 않을까. 4번째 있었던 곳에서 잡일이라도 계속 하면서 지금까지 있었더라면 그래도 한군데서 2년정도 일했으니 지금쯤 새 직장을 찾기가 더 쉽지 않았을까.  
매일같이 고민하고 다짐한다. 나의 딸이 더 커지기 전에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CPA 시험준비를 해야겠다. 빨리 밀린 비디오작업을 끝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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